헬로 모토~ 모토로이 사용기

2010/02/14 17:52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사용기에는 사진이 없다.
사진이나 구성품은 이미 웹상에 많이 있으므로, 그저 실제 사용해보고 느낀점을 텍스트로 적어본다.

1. 외관

모토로이의 디자인은 솔직히 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디자인을 만들었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들과 튀어나온 부분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나는 후자쪽에 속하며 처음에는 나 역시 튀어나온 부분이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하루 정도 계속 보다보니 나름대로의 매력도 있다. 뭐랄까. 평범하게 잘 가다가 갑작스러운 반전이 튀어나오는 영화 처럼 보인다.
이 튀어나온 부분은 제품을 질리지 않게 해준다. 언제나 직선인 디자인에서 탈피, 일탈의 즐거움 마저 준다. 이는 아이폰(아이팟 터치)의 정돈되고 깔끔한 디자인과는 어딘가 다르다. 쉽지 않다는 인상도 풍겨준다. 그래서 이 모토로이가 남성적인 이미지를 풍긴다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고 해서 디자인이 꼭 마초적인 것 만은 아니다. 세련된 금속재질의 디자인의 좌측은 곧게 뻗은, 간결한 커리어 우먼을 연상시키고 약간 튀어나온 우측은 역동적인 남성성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모토로이의 디자인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2. 안드로이드 OS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폰. 맥OS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 보다는 국내 실정에 조금 더 잘 맞는 것 같다. 일반 PC와의 연동이 간결하다.
OS는 애플의 맥OS처럼 검증된 OS는 아니다. 이를테면 가능성이 엿보이는 재능있는 신인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잘만 꾸려나가면 애플의 맥OS를 뛰어 넘을 정도의 잠재력이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비운의 OS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서 '안드로이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옴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최소한 사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써 본 결과 불편함은 없었다. 하루만 만져봤을 뿐이지만 다운 된 적도 없었다. 다만 최적화가 아직 덜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부드럽지 못한 느낌이다. 아이팟 터치 처럼 물 흐르듯 작동된다는 느낌이 없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2.1이 나오면 좀 더 좋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사용면으로는 정말 최고의 폰이다.
첫째로 모토로이 자체 어플인 '이메일' 어플을 이용하여 네이버 메일을 IMAP으로 설정하면 모토로이 안에 있는 SD카드안의 첨부파일(형식은 관계없음)을 보낼 수 있고 받을 수도 있다.
ASTRO라는 무료 어플을 사용하면 모토로이 안에서 새로운 폴더를 만들 수도 있고, 복사, 잘라내기, 붙여넣기, 압축하기, 압축풀기 등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들을 쓸 수 있다.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문서자료나 PDF파일은 이메일로 받아서 첨부파일을 내장된 SD카드에 담은 후에 퀵오피스로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다. 외부 출장이 잦은 엔지니어들에게는 최고의 활용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또한 대학생들도 굳이 USB메모리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이 문서등을 안에 넣고 다니면 언제든 친구나 교수님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고 받을 수 있다.
다만 단점이라면 아직 HWP를 읽어낼 수 있는 뷰어가 없는 것 같은데 이는 네이버에서 해결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연결이 되면 네이버의 N드라이브에 HWP파일을 저장해 둔다. 모토로이로는 아직 N드라이브에 파일을 전송하는 방법이 없으므로(내가 모르고 있는걸 수도 있다.) 미리 HWP파일을 N드라이브에 저장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모토로이로 N드라이브에 접속하면 자체 변환 뷰어로 파일을 읽을 수 있다.

그 밖에 바코드 인식 유틸은 정말 대단하다. 카메라를 이용하여 바코드를 인식하는데 인식률이 뛰어난 편이다.

3. 터치감

이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아이팟 터치(아이폰)의 완승이다. 터치 문제가 안드로이드 OS의 업그레이드로 해결 될지는 미지수지만 현재로서는 애플의 승리다. 나는 아이팟 터치 1세대를 가지고 있는데 부드럽기는 터치 1세대가 더 부드러운 듯 싶다. 만약에 내가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지 않은 채 모토로이를 썼다면 죽이는데? 라고 생각했을수 있지만 이미 애플의 터치에 길들여진 분들이라면 몇 % 모자란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은 없다. 애플의 제품들이 터치가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 뿐이지 실 사용에 있어서는 정말로 편리하다.

4. 발열

발열은 있다. 뭐랄까 서서히 미지근해지는 정도. 전화를 10여분 정도 하면 귀에 닿는 부분에서 미세하게 미지근해지는 느낌이 오기 시작한다. 뒷부분은 뜨거운것이 아닌 약간의 열이 느껴진다.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일단 재질 자체가 금속이고 귀에 닿는 부분에 센서가 달려있는데 아무래도 그 센서 부분에서 미세하게 발열이 생기는 듯 하다. 그러나 못쓸 정도로 뜨겁다고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저 약간의 열이 있는 정도. 버스 안에서 DMB를 몇 분 봤는데 발열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일반 전화기보다 고성능이고, 따라서 전혀 발열이 없는 폰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5. 전화벨

처음에 라이브벨이 없어서 무척 당황했다. 라이브벨을 쓸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모토로이는 SD카드에 MP3를 넣으면 그 MP3를 편리하게 벨소리로 지정할 수 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일단 음악을 선택 -> 노래제목 리스트가 나오면 -> 노래제목을 길게 터치를 한다. 그러면 몇 개의 메뉴가 뜨는데 그 중에 휴대전화 벨소리로 사용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특정인물에게 특정한 MP3벨소리를 지정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MP3 플레이어로 벨소리를 지정해 줄 경우 처음부터 30초만 나오는 단점(http://www.androidpub.com/91644)이 있는데 Ringdroid 라는 무료 어플을 이용하면 MP3에서 자체적으로 원하는 부분을 편집해서 벨소리로 제작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너무 간단하다.
또한 문자메시지 알림 소리도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데 그 방법은 http://cafe.naver.com/androiders.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4234 이곳에 가시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참고로 나는 문자 메시지 소리는 테란의 핵 설치 음성으로 했다. 자료는 역시 위의 카페에 가시면 얻을 수 있다.
주소록을 선택하고 원하는 사람을 클릭하면 옵션이라는 메뉴가 뜨는데 그 옵션을 클릭하면 따로 벨소리를 지정해 줄 수 있다.
이 기능은 무척 편리하다. 모토로이의 큰 장점이다.

6. mp3 음질

아마 모토로이에서 가장 큰 단점이라면 바로 MP3 일 것이다. MP3 뿐만이 아니라 벨소리도 그렇다. 모토로이에서 나오는 어떤 소리든 이어폰을 통해 들으면 잡음이 들린다. 볼륨을 최하에서 한 칸이나 두 칸 정도 올려보면 그 잡음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화요일날 모토로라 AS센터에 가서 다른 모토로이와 비교를 해 볼 참이다. 내 모토로이가 심한지, 혹은 모든 모토로이가 그런지. 만약 다른 모토로이도 그런식으로 잡음이 들린다면, MP3 기능은 정말이지 내 아이팟 터치 배터리가 다 꺼지면 그 때 임시로 듣는 정도로 써야겠다. 아마도 MP3 노이즈 문제는 기기적인 결함이 아니라면, 펌웨어나 안드로이드 OS로 수정이 가능할 듯 한데 언제쯤 될지는 미지수다. 사실 펌웨어나 OS버전 업그레이드로 해결이나 되는지도 의문스럽긴 하다. 

7. 도킹 스테이션

도킹 스테이션은 정말 유용하다. 밤에 충전기에 연결해두고 꼽아두면 꺼지지도 않는다. 마치 멋진 인테리어 소품같다. 그러나 충전기에 연결할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일단 충전기를 이용하여 도킹스테이션을 연결하면 모토로이가 오작동을 한다.
네이버의 안드로이드 폰 카페(http://cafe.naver.com/androiders) 에서도 이슈화 되었던 문제이다.
해결책도 위 카페에 나와있었는데 충전기를 TTA인증받은 충전기로 교환하면 된다. 우리집에는 충전기가 두 개가 있었는데 어머니 충전기로 도킹 스테이션을 연결했더니 모토로이가 발작을 일으키는 장면을 목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쓰시던 충전기(TTA인증 스티커가 붙어있었고 어머니 충전기는 그 스티커가 없었다.)로 연결하니 해결되었다.

8. 동영상

MP3만큼이나 실망했던 부분 중 하나다. 역시 버전업이 되면 해결되리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역시 인코딩을 해주어야 하는데 고맙게도 다음팟인코더에서 모토로이를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상도를 모토로이에 꽉 차게 해주려면 http://cafe.naver.com/androiders.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4234 이 분의 게시물을 참고하시면 된다.
언젠가는 광고대로 인코딩 없이 동영상을 즐기는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


마치며

모토로이를 가진다는 것은 마치 갓 태어난 아기를 보는 것과 같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비록 지금은 여러 오류들과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사실, 나는 MP3 말고는 특별히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었다.
앞으로도 많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폰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기기적인 업그레이드는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향후 일년간은 기기적인 싸움보다는 OS의 싸움이 클 것이며 어플리케이션 지원이 큰 쟁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모토로이는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폰인 만큼 향후 나올 안드로이드 폰들의 기준이 될 것이다. 다만, 디자인 만큼은 개인적으로 모토로이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토로이를 쓰면서 가장 큰 즐거움은, 다음에는 얼만큼 더 성장할까? 라는 기대감이다. OS의 새로운 버전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마트 폰 구입이 적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만일 스마트 폰을 쓰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모토로이를 선택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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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모토

    저도 사실 모토로이 .. 이른감은 있지만... 앞으로 기기적 업그레이드는 크질 않을듯 보입니다. 그리고 엠피쓰리 저는 괜찮던데요? 혹시 파일이 이상? 근데 소리는 좀 크게는 안들리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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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 입니다

안타까운 엄기영 사장의 사퇴. 그러나 정작 아쉬운건...

2010/02/08 20:32




엄기영 사장이 결국 사퇴를 했다. 압박에 못이겨 사퇴했으리라. MBC는 혼란에 빠졌고 전투체제에 들어간듯 하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언론이다.

위에 열거해 놓은 스크린 샷을 보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C, J, D 신문사를 그리 싫어하지는 않는다. 언론이라는 것이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공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기사가 아닌, 그 기사를 읽고 판단하는 국민들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스크린 샷을 보자.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는 분명 큰 사건이다. 대한민국이 들썩일만한 사건이다. 그런데 스크린샷의, 이를테면 '메인기사'에는 엄기영 사장 사퇴소식이 없다. 한겨례 신문만이 비중있게 다룰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D 일보와 C일보는 이제는 관심도 떨어져버린 도요타 사건만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리콜을 해서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렸는가? 우리나라가 뒤집어졌나? 그 이전에 이제는 한물간 도요타 사건이 저렇게 메인으로, 그것도 굵은 글자로 올라갈만 한 이야기던가? 더 재미있는 것은 다른 기사들 또한 스포츠 신문이나 타블로이드 신문에서나 볼법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밑에는 XX에서 직접 편집합니다. 라는 문구가 있다.

아무리 보수언론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사퇴소식 정도는 메인으로 자세하게 다뤄주어야 하는 것이 언론으로서의 예의 아닐까 싶다. 엄기영 사장의 사퇴가 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졌는지에 대한 사설만이라도 메인으로 올라와 있었다면 C, J, D를 싫어하던 사람들도 "비록 적이지만 훌륭한데?" 식으로 생각해 줬을지도 모른다.

나는 보수신문이 욕을 먹는 이유가 다른 것이 아닌 이런 점이라고 생각한다. 숨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드러낼 것은 드러내자. 가린다는 것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꺼려한다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러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만 날 뿐이다.

나는 대한민국에 진정한 보수도, 진정한 진보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생각해보면 겁장이들 같다. 특히 언론들이 그렇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건이 터지더라도 용기있게 그에 관한 기사를 싣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정치적 판단에 대한 확고한 의지다. 그리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자세이다.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나아가려면, 언론부터 변해야 한다. 보다 과감해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한겨례를 비롯한 소위 말하는 진보신문들은 아직까지는 전투적이고 과감하다. 그러나 이들마저 변한다면. 글쎄...대한민국에 미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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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FLATRON MX2762 사용기

2010/02/01 00:02
지금까지 숱한 모니터를 사고 팔고 사고 환불했다. 나열해보자면 최초에 알파스캔 22인치 TN모니터를 시작으로 BTC의 24인치 S-PVA모니터, 오리온의 24인치 S-IPS 모니터, 삼성 23인치 HDTV 지원되는 TN모니터, 삼성 27인치 HDTV겸용 TN모니터 등이다.

알파스캔은 고주파음과 약간 사소한 문제로 환불을 받았고 BTC의 S-PVA패널 모니터는 눈이 너무 아팠으며 오리온 모니터는 비교적 오랜시간 잘 사용했으나 한동안 사진을 안찍어서 팔아버렸다. 이후에 TV겸용 모니터에 꽂혀서 삼성의 23인치(P2370) 모니터를 구입했으나 역시 고주파음이 들렸고 환불하는 과정에서 27인치의 거대한 화면에 압도당해 삼성 P2770모델을 구입했지만 23인치보다 더 큰 고주파음과 심지어는 불량화소까지 있던 바람에 환불을 받았다.
나는 LCD모니터 팔자가 아닌가 싶어서 한동안 생각하지 않았지만 역시 좁쌀만한 14인치 TV에 질리기도 하고 곧 논문의 계절이 돌아오기 때문에 큰 모니터가 하나 필요했다. 게다가 기분전환도 필요했다.
그리고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내가 사용하는 노트북의 팜레스트가 너무 뜨겁다는 것이다. 그래서 키보드를 연결하면 12.1인치 화면이 좀 더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노트북은 가급적 이제 데스크 탑 대용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아버지께서 19인치 LCD를 하나 가져오셨기 때문에 그 모니터는 기숙사로 가져가고 집에서 사용할 모니터를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어쨌든 필요에 의해서 모니터를 하나 더 구입했다. LG의 27인치 MX2762 모델이다. 다나와나 용산에서는 M2762D-PM 이라는 명칭으로 팔린다. 나는 동네 LG대리점에서 구입했다.

1. LG제품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일단 삼성 LCD 품질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AS가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다. 무조건 구입처로 들고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내가 있던 학교 기숙사에서는 절대로 기사가 모니터를 교환해주지 않았다. 옵션이 별로 없었다. 그냥 불량판정서 들고 모니터를 구입한 곳에 가서 환불을 받던 교환을 받던 해야한다.
어쨌든 삼성의 LCD AS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으므로 이번에는 LG를 구입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용산에서 구입하지 말고 대리점에서 구입해 보고 싶었다. 가격을 알아보니 최대 4만원 정도가 더 비싼 것 같았다. 나는 어차피 카드로 구입해야 했기에 대리점을 찾았다. 게다가 예전에 구입했던 LG 17인치 플래트론 완전평면 모니터에 좋은 기억이 있었다. 795FT+ 라는 모델이었다.
아무튼 대리점에서 모니터를 구입하면 장점이 있다. 우선 직원이 문 앞에 까지 나와서 인사해주는 서비스. 사실, 사소한 서비스지만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다. 뭔가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은품을 준다. 세제 세트라는데 월요일날 받으러 가기로 했다.

2. 고주파음

내 생각에는 모든 TN모니터에 고주파음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구입한 모델은 밝기 80-89 사이에서 고주파음이 들린다. 내가 위에 열거한 LCD 모니터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는 TN 패널을 꽤 많이 썼는데 다 밝기를 줄이면 고주파음이 들렸다.
MX2762는 그러나 이러한 고주파음이 매우 작게 들린다. 신경안쓰면 인식을 못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는 밝기를 90정도에 넣고 사용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쓰기로 했다. AS기사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전 조용한 밤이 아니면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3. TV기능 / 화질

이제부터는 기능과 색감 같은 것을 이야기해보자.
TV기능 면에서는 삼성이 약간 좋다. PIP, PBP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 PIP, PBP 기능이 큰 필요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모니터를 '노트북'에 물려쓰기 때문이다. 어차피 노트북 화면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자연 듀얼로 사용이 가능하다. 모니터를 한 대만 사용하는 데스크탑 사용자 분들은 PIP/PBP 기능이 유용하겠으나 듀얼로 사용하는 분들은 큰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TV화질은 개인적으로 LG가 더 괜찮아 보인다.
MX2762는 안티 글래어(넌 글래어) 패널이므로 난반사가 없다. 광시야각 모니터는 넌글래어 패널이 개인적으로 눈이 피로했는데 TN은 그렇지 않다.
그 밖에 영화나 일반적인 화질은 삼성 P2770을 쓴지 오래되어 잘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운 화질이다.
프리미어 리그를 27인치 화면으로 보니 박진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4. 내장 스피커

LG의 내장 스피커가 별로 좋지 않다는 분들이 간혹 계신것 같은데 나는 만족스럽다. 모니터 스피커를 노트북에 연결해서 쓸 정도니까. 다만 SRS와우 음장은 추가 스피커를 달지 않는 이상 꺼놓는 것이 더 잘들리는 것 같았다.

5. 시야각

나는 사실 시야각 때문에 TN 패널을 못 쓰시겠다고 하시는 분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나는 딱히 시야각의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TV경우 방바닥에 앉아서 봐도 잘 보인다. 영화는 침대에 누워서 정면으로 보기 때문에 역시 시야각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내 방은 좁아서 모니터 우측에는 책꽂이, 좌측은 벽으로 되어있어서 굳이 좌우 가장자리에서 모니터를 볼 필요가 없다. 항상 의자에 앉거나 침대에 누워서 모니터를 보기 때문에 상하 시야각도 신경쓰이지 않는다. 물론 민감하신 분들은 TN의 시야각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겠지만 그렇다고 '안습' '쓸게 못됨' 정도는 아닌 듯 싶다.

6. 디자인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삼성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삼성의 P2770은 전면 패널을 터치하면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리고 날렵한 디자인이다. MX2762는 전면 패널이 터치긴 하지만 삼성처럼 빨간불이 차례로 들어오거나 이런 건 없다. 다만 우측 하단에 푸른 빛이 은은하게 켜지는데 자꾸 보니 이 빛이 좀 마음에 든다.
삼성은 날렵하고 LG는 약간 투박하다고 보시면 되겠다.

마치며

개인적으로 이번 모니터를 구입하면서 느낀점은 대리점에서도 살만하다, 였다. 일단 편리하고, 친절하다. 문제가 생기면 AS받기도 쉬운 것 같다.
화질은 개인적으로 LG가 삼성보다는 전체적으로 더 마음에 든다.
삼성 P2770HD보다 HDMI단자가 한 개 더 많다. (총 두 개)

단점도 있다. DVI케이블과 안테나 선이 들어있지 않다. 삼성 P2770HD는 들어있다.
리모컨이 삼성보다 다소 부실해 보인다.
디자인이 삼성보다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는 딱히 단점으로 말하기 힘든 것이 MX2762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중후해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TV겸용으로 모니터를 쓰신다면 27인치를 구매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단 큰 화면이 적응이 안되신다고 해도 며칠 쓰다보면 분명 적응이 될 것이다. 게다가 화면이 크니 시원시원해 보이고 논문을 쓸 때 PDF파일을 두개 정도 띄워 놓고 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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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은 도박판

2009/12/12 02:54
우리는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산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주 작은 거짓말이라도 혹은 비밀이라는 고풍스러운 단어로 감싸고 산다. 이러한 거짓말들(혹은 비밀들)은 언젠가는 탄로가 나던가 아니면 영원히 묻히게 되어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거짓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정치인들이라고 대답하겠다. 정치인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의 적은 정치인들이므로. 포커판의 프로도박사들과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포커판의 칩이나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의 거짓말에는 명분이 있다.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정당해보인다. 정말로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비유를 들어보면 정치판은 포커판과 같다. 정치인들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겠다. 그는 타고난 도박사는 아닌 것이다. 승리를 위한 패를 가지고 있으며 그 패를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장거리 게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뻔뻔함이라는 것이 부족하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도박사였고 좋은 패도 있었으며 승리했지만 2라운드까지 가지는 못했다. 2라운드까지 가기엔, 그는 뻔뻔하지도, 거짓말을 하지도 못한 것이다.

나는 원래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이 블로그에 나왔다시피 한정되어 있다. 펜과 종이, 글을 쓸 수 있는 작은 공간, 사랑하는 부모님과 여자친구, 책과 영화 같은 것들이 전부다. 하지만 정치는 아니다. 정치판은 도박판보다 더 고난이도의 무엇을 요구하는 곳이다. 나같은 사람들은 끼어들수도 없다.
그래도 가끔은 신문을 보고 뉴스나 토론 프로그램이나 시사프로그램을 본다. 정치관련된 이야기들을 보고,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나는 미세하게나마 정치에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떤 정당이든지 야당일 때는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는다. 국민들을 위한 당 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이 여당이 되면 사정은 변한다. 더 유리한 패를 쥐게 된다. 확보한 칩들도 많다. 배팅을 해야하는데 내가 가진 카드를 상대(야당)가 보면 곤란한 것이다.

우리는 정치판을 뉴스나 신문으로 보면서 평생의 도박 중계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것과 같다. 가끔은 그들이 내 놓는 패를 보면서 대단한데? 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가끔은 배팅을 하지 말고 그냥 죽었어야 했는데 싶을 때고 있다. 정치는 프로들의 싸움이다. 시사 전문가들은 일종에 해설자들이다. 바둑에서 수를 해설해주는 전문가들처럼 말이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정치인들의 게임에 우리가 얼마나 편안해지는가이다. 그들의 패를 우리는 읽을 수가 없다. 내가 응원하는 편이 보다 좋은 패를 들고 상대방을 멋지게 속일 수 있는 포커페이스와 거짓말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게임은 그래서 흥미롭다. 현재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패가 더 괜찮아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에게 노림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당이 포카드를 들고 자신만만해 있다면 야당은 숫자 하나 빠진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 받을 카드가 어떤 카드인가에 따라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될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가끔은 정치판을 실제로 구경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고 이주일씨가 정치판에 뛰어들고 나서 코미디 한 번 잘 배웠다고 말씀 하신 것이 생각난다. 정치인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프로들이 득실거리는 세계인 것이다. 그들의 세계를 구경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가끔 난다.

그러고보니 우리 학교에도 시의원이네 뭐네 정치로 나가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 프로가 되고 싶은 것이다. 내가 얼마나 거짓말을 잘하는지, 포커페이스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행운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용기가 대단해 보인다. 오래된 홍콩영화 도신에서 슬로우모션으로 걸어가는 주윤발 같다.

정치판을 전쟁터로 표현하는 건 너무 평범해보인다. 전쟁터에는 숨을 곳이 있다. 운이 좋아서 호주머니에 넣어둔 지포라이터에 총알이 박혀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 항복하면 제네바 협정에 따라 포로로 대우 받을 수 있다.  
포커판은 그렇지 않다. 보호해줄 곳도 없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오로지 몇 장의 카드 뿐이다. 승패는 확실하다. 지면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잔인하다. 포로도, 동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쥐고 있는 패와 포커페이스, 그리고 거짓말이 살길이다.
나는 그래서 좋은 정치인이든 나쁜 정치인이든 그들을 존경한다.
대단한 것이다.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고 자비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견딘다는 것은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요즘 정치판은, 다른 어느 때보다 더 달아올라있다. 승패는 곧 결정이 날 것이다. 누군가는 카드를 구겨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며 누군가는 칩을 쓸어 담을 것이다. 그것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예상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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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1Q84 <주의 : 스포일러 다량>

2009/12/10 22:44
* 이 포스팅에는 소설 1Q84의 스포일러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왜 하루키인가?

하루키의 소설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의 작품에 대한 문학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재미만큼은 보장을 한다. 나 또한 하루키의 작품을 그동안 즐겨읽었다. '상실의 시대'[각주:1]는 30대를 전후로 한 세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 단순히 일본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 한편으로는 전혀 일본소설 같지 않은 일본소설이었기에 다가오는 감각은 남달랐다. 하루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실의 시대'는 그의 정점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이후의 하루키 소설은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다. '태엽감는 새'에서 그 전조가 보였다. 그 이후에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는 장편 몇 편과 다수의 단편소설들, 그리고 에세이집등이 출간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제2의 하루키 폭풍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해변의 카프카'였다.
창피한 일이지만 나는 이 소설의 내용을 대부분 기억할 수 없다.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읽었음에도, 당시 읽었을 때는 초반부의 재미가 후반부에서 감소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이내 그 작품을 잊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키는 쿨하게 1Q84를 내 놓았다. 일본 내에서 출간 열흘만에 밀리언셀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그 여파는 한국에까지 밀려와 인세를 얼마나 주었네 하는 이야기들까지 나왔고 서점에서는 하루키의 1Q84코너를 따로 만드는 등 역시 하루키 열풍에 동참했다.

1Q84는 과연 그렇게 대단한 소설인가?

그것은 이 포스팅의 마지막에 언급을 하겠다. 그 전에는 1Q84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자.

2. 1Q84의 인물들.

1Q84에는 두 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먼저 아오마메가 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몸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는 스포츠센터 트레이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치명적인 송곳으로 여성을 폭행하는 남성을 순식간에 죽이는 킬러이기도 하다.
아오마메의 주변에는 의미있는 몇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아오마메의 친구였다가 남편의 폭력을 참다 못해 자살한 오쓰카 다마키가 있다. 증인회 신자로서 세속적인 생활에 익숙하지 않았던 아오마메에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방법이라던가 화장하는 법, 옷 입는 법, 악세사리를 선택하는 법등을 알려주었다. 그녀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소프트 볼을 했다. 아오마메에게 유일한 친구였고 이러한 오쓰카 다마키의 죽음으로 인해 아오마메는 처음으로 킬러로서의 발을 내 딛는다.
그리고 노부인이 있다. 성폭력으로 상처입은 여자들을 돌봐주고 죽어도 마땅한 남자들을 다른 쪽으로 보내버리기 위해 아오마메를 필요로 한다. 실질적으로 아오마메와 노부인사이에는 부녀지간의 신뢰 같은 것이 존재한다. 노부인 역시 자신의 딸이 성폭력의 희생양이 된 경험이 있다. 그러니 이들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공통점 같은 것이 존재하고 이러한 공통점이 함께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구심점 같은 역할을 한다.
다마루는 노부인의 이를테면 개인 경호원 같은 인물이다. 한국사람이지만 어릴적에 일본으로 갔다. 자위대 특수부대 소속이고 게이다. 프로중의 프로지만 뒷배경은 더할나위 없이 깔끔하다. 말 수도 적고 아오마메에게 친구와도 같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
아유미는 아오마메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술집에 갔을 때 만난 여경찰이다. 여자경찰이라고 해봐야 주차딱지 같은 것만 끊는 일을 한다. 붙임성이 좋아 아오마메와 좋은 팀을 이뤄 남자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아유미는 그리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덴고가 있다. 덴고는 1Q84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아오마메가 열 살 때, 반 아이들에게 증인회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실험시간에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비난을 받을 때 덴고가 아오마메의 편을 들어주었다. 아오마메는 어느 날, 교실에 덴고와 단 둘이 남았을 때 그의 손을 잡고 마음속으로 덴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아오마메는 한 번도 남자를 깊이 사귀지 않는다.

덴고는 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인기학원강사이자 소설가 지망생이다. 소설을 써서 신인상에 매년 보내보지만 언제나 최종심에만 오르고 결국은 낙방을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부터 수학의 천재였고 다른 과목에서도 우수했다. 건장한 체격 때문에 아이들은 덴고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그러나 덴고는 항상 환영을 본다. 그가 한 살 반쯤 되었을 때 자신의 옆에서 다른 남자를 품고 있는 어머니의 환상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정말 친 아버지가 맞는지에 대한 의심을 한다. 게다가 NHK수금원이었던 덴고의 아버지는 일요일만 되면 덴고를 수금하는데 데리고 다닌다. 아오마메의 어머니가 증인회 전도를 하러 다닐 때 아오마메를 언제나 데리고 다녔던 것 처럼 말이다.
고마쓰는 덴고에게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그는 유능한 잡지사 편집장이다. 고마쓰와 덴고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신뢰감 비슷한 것이 있다. 아오마메와 다마루간의 끈끈함 같은 것은 아니다. 고마쓰는 속내를 모르는, 그러나 언제든지 빠져나갈 구멍 같은 것을 만들어 놓는 얍삽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을 인정주기 때문에 함부로 인연을 끊을 수 없는 인물로 나온다. 출판업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다. 고마쓰는 후카에리라는 열일곱 살 미소녀 작가의 미완의 소설을 완벽하게 수정해 달라고 덴고에게 요청한다. 후카에리에게는 난독증이 있어서 글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후카에리는 종교단체인 선구에서 탈출한 소녀이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선구의 리더이기도 한 후카다의 오랜 친구인 학자 에비스노의 집으로 간 후카에리는 에비스노의 친딸인 아자미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리틀피플이 등장하는 '공기 번데기'를 쓰게 되면서 덴고와 인연을 맺는다.
덴고에게는 금요일마다 만나는 유부녀 걸 프렌드가 있다. 덴고보다 열 살 정도 연상이다. 열 살 연상의 유부녀 걸 프렌드는 금요일마다 덴고를 찾아와 섹스를 나누고 재즈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아오마메가 있다. 열 살의 덴고에게 손을 잡고 뭔가 강렬한 것을 남겨주었던 소녀 아오마메를 덴고는 기억한다. 일요일마다 증인회 신자로서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전도활동을 했던 아오마메에게 덴고는 일종의 동질감을 느낀다. 아오마메가 아무도 없던 교실에서 자신의 손을 잡았을 때 덴고가 느꼈던 감정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덴고는 이후에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아오마메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덴고 또한 아오마메에 대한 기억 때문에 다른 여자들과 진지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

아오마메 편에서 아오마메에게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다마루이다. 그 둘은 신뢰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후에 그 신뢰관계는 피로 연결된 관계로 발전된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강력한 매개체가 바로 '총' '고무나무'이다. 아오마메는 선구의 리더를 암살하러 가기 전에 다마루에게 총을 하나 구해달라고 말한다. 잡히느니 자살을 하는 편이 더 좋기 때문이다. 다마루는 걱정을 하면서도 아오마메에게 총을 구해 준다. 그 대신에 아오마메는 다마루에게 자신의 '고무나무'를 맡아 키워달라고 한다. 다마루는 아오마메게 생명을 앗아가는 물건(권총)을 주고 아오마메는 다마루에게 생명(고무나무)을 준다. 아오마메는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하고, 다마루는 (어떻게 보면)생명을 지키는 일을 한다. 다마루는 아오마메에게 권총을 주지만 그녀의 생명을 지켜주려고 노력을 한다.[각주:2] 한국독자들에 대한 배려인지 다마루는 이 소설에서 꽤 멋지게 묘사되어 있다. 과묵하고, 자신의 일에 프로이며, 인정도 있다. 아오마메는 그러한 다마루를 깊이 신뢰하게 된다.

덴고의 편에서는 중요 인물이 전반부와 후반부에 따라 변화된다. 전반부에는 고마쓰가 덴고에게는 중요인물이다. 고마쓰는 일련의 복잡한 사건들로 덴고를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덴고는 고마쓰를 깊이 신뢰하지는 않지만 그의 능력만은 인정하게 된다. 사실상 덴고에게는 열 살 연상의 유부녀 걸 프렌드와 함께 몇 안 되는 인간관계인 것이다. 그러나 후반부에 고마쓰는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리고 덴고의 옆에는 후카에리가 있다. 후카에리도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데 이 이야기는 이후에 하도록 하자.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쿨 한 인물들이다. 특히 주인공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구상할 때 특별히 주인공에 대해서는 힘들이지 않아도 될 정도 인 듯 싶을정도로 비슷한 인물들이다.
하루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금전적인 문제에 시달리지 않는다. 항상 예금 같은 것을 착실히 해둔다. 어느 정도는 혼자서 먹고 살 정도의 재력이 있다. 어디선가 주기적으로 (많지는 않지만)돈이 들어온다. 비록 돈이 없더라도 없으면 없는대로 어떻게 되겠지 라는 낙천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요리를 즐긴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밖에 나가 요리할 것들을 사가지고 와서 집에 들어와 손수 요리를 하고 그렇게 요리를 하는 행위를 즐긴다. 요리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루키의 주인공들은 기본적으로 음악과 문학과 영화에 어느정도 조예를 가지고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매니아 정도는 되는 것이다. 매니아 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맥주를 마시고, 위스키를 마시고 와인을 마신다. 언제나 여자(혹은 남자)가 주변에 몇 명씩은 있고 섹스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해 보이는 삶을 사는 것이다.
1Q84 도 이러한 평소의 하루키적인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들은 아마도 하루키 자신을 묘사한 것일지도 모른다. 느긋한 사고관과 경제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았던 하루키의 삶이 그의 소설에도 그대로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연들 이면에는 왠지 모를 조연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언제나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남기고 때로는 말없이 사라졌다가 때로는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그들은 주인공에게(혹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남기고 답은 주지 않는다. 답을 찾아내는 것은 주인공(혹은 독자들)이다.

이러한 하루키식 인물들은 하루키를 인기작가로 발돋음 시킨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루키를 몰락시킬 수도 있다. 주인공들의 생활패턴은 대부분의 소설에서 비슷하다. 성격도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례 아, 하루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이런 사람들이었지, 라는 생각이 독자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거기에는 어떠한 변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재력에, 요리를 하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다가,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려 들고, 그걸 대부분은 운명으로 받아드리고는 맥주나 와인 같은 것을 마시면서 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읽기 편리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1Q84에서의 주인공들은 후반부에서 약간 다른 행동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루키식 쿨함이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예컨대 아오마메가 마지막 장에서 멋지게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자신의 입속에 권총을 쑤셔넣고 자살을 하려고 하는 장면[각주:3]이나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소설을 고쳐쓰는 역할을 맡는 덴고의 경우가 그렇다. 이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건조했던 그들의 움직임에 약간의 조미료가 첨가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하루키의 인물들은 너무도 뻔한 설정들이다. 주인공은 사는데 별 지장없는 평범하지만 쿨한 인물들이고 조연들은 어딘가 모르게 신비로운 구석이 있는 인물들이다.

3. 1Q84속의 문제의식

1Q84에서는 적지않은 사회적 문제들이 나온다.
아오마메 편에서는 처음에 성폭력을 주제로 삼고 있다. 성폭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복수를 해주는 아오마메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덴고의 경우에는 이른바 '만들어진 스타'를 이야기하고 있다. 17살 후카에리의 소설을 덴고가 수정함으로써 '공기 번데기'를 한 순간에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버린다.
중요한 것은 덴고나 아오마메는 자신들의 일이 결코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옳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그 누군가가 바로 자신이라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와도 같다.
아무튼, 이들은 이런식으로 사회적 문제랄 수 있는 사건들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 둘의 사회문제는 결국 신흥종교조직으로 모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사회적 문제는 마지막에 들어서 아오마메와 덴고의 애틋한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며 흐지부지 되어 버린다. 아오마메가 신흥종교 집단인 선구의 리더를 암살함으로써 신흥종교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사라져버린다. 그 이후부터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아오마메와 덴고가 만날 수 있는가이다. 혹은 두 권의 소설에서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몇몇 등장인물들의 신상 같은 것이다. 리더를 암살함으로써 리틀 피플도 얼마간 조용하게 되고,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한 선구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건드려보기는 하지만 깊이 찔러보지는 않는다. 그냥 이 사회에는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문제들이 계속 되지는 않을겁니다. 식의 공익광고 같다.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에서 이러한 문제의식들의 일부분을 양념처럼 뿌려넣고는 있지만 거기에는 어떤 설득력도 없다.
아오마메와 꽤 가까워진 아유미는 어느 러브호텔에서 수갑을 찬 채 목이 졸려 죽임을 당하게 된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성폭력에 대한 통렬한 뭔가를 감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리틀 피플에 의한 죽임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김이 빠져버리게 된다.
하루키의 소설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문제를 던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끝인것이다.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알아서...와 같은 식이다.

4. 1Q84가 말하고자 하는 것

1Q84에서 하루키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치유일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상처를 안고 살며 그러한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노력한다. 덴고의 경우는 NHK수금원이었던 아버지와 자신을 버리고 간 어머니에게서 그러한 상처를 받았고 아오마메는 증인회 신자였던 부모님에게서 그와 같은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그 둘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그러한 상처를 반찬고 붙이듯이 일시적으로 응급처치를 해보지만 그들의 상처는 감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결코 치유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중요한 인물들에게서 간접적으로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응급처치를 받게 되는데 아오마메의 경우는 다마루가 그런 역할을 해주고 덴고에게는 후카에리가 그런 역할을 해주게 된다.

그러나 만약 하루키가 말하고 싶은 것이 치유의 문제라면 과연 그들은 왜 끝까지 치유가 되지 않는 것일까?
덴고는 마지막에 혼수상태에 빠진 자신의 아버지와 화해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느정도 그의 마음이 풀어지기는 하였지만 완벽한 치유는 없다. 덴고는, 아마도 아오마메를 찾을 수 있다면 자신이 완벽하게 치유 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2권까지에서 덴고와 아오마메가 만나는 일은 결코 없다.
아오마메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그녀는 덴고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그러기 위해 선구의 리더를 치유한다. 리더를 죽이는 일이 리더가 바라는 일이며 곳 그것이 치유인 것이다. 그러니까 아오마메에게는 결국 죽음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자신의 아픔을 치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5. 1Q84의 배경은 정말로 1984년인가?

실제로 이 소설에서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20세기의 제품들이 많이 나온다. 예컨대 후지쯔의 워드프로세서 기계라던가 TDK 카세트 테입이라던가, 자동차의 모델들, 옷차림 같은 것들이 그렇다.
그런데 가만히 읽고 있으면 우리는 이 세계가 20세기인지 21세기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아이템들을 제외하면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와 별반 다른 모습이 아닌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서 MP3플레이어와 컴퓨터와 기타 몇 가지 가전제품들을 써놓지 않는다면 하루키가 묘사한 1984년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지금도 알마니가 있고 미소니가 있으며 페라가모, 켈빈 클라인이 있는 것이다. 지금도 와인은 인기있는 음료이다.

물론, 일본인들은 피부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하루키가 자신이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일본인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서양을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걸 일본인들만 느껴서는 안되는 것이다. 외국어의 남발, 주인공들의 생활패턴들은 어디를 봐도 1984년 같지는 않다. 그저 21세기의 쿨한 일본인의 모습일 뿐이다. 역사적 사실들이나 1980년대의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1Q84의 무대가 1984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6. 그 밖에 1Q84에서 모호한 몇 가지 부분들

현재 3권을 집필중이라는 하루키의 1Q84에서는 많은 부분을 이른바 '열린 결말' 식으로 놓아두었다. 애초에 하루키는 이 소설을 3부작으로 구상했을수도 있다. 그 근거는 이 소설에서 아직 1984년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아오마메는 방아쇠를 당겨서 자살을 했을까?
내 생각에 그녀는 자살을 하지 않았다. 그 근거는 덴고의 마지막 장에 나타난다.
소녀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 한없이 깊고 자연스러운 잠 같다. 호흡도 아주 미약할 뿐이다. 그녀의 심장은 남의 귀에 들리지 않을 만큼 아련한 고동밖에 울리지 않았다. 그 눈꺼풀을 들어올릴만한 힘은 그녀 안에는 없었다. 아직 그때가 오지 않은 것이다. 그녀의 의식은 이곳이 아닌 어딘가 먼 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덴고가 입에 올린 말은 그녀의 고막을 희미하게 떨리게 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이름이었다.
아오마메는 그 부름을 먼 곳에서 듣는다. 덴고, 하고 그녀는 생각한다. 분명하게 그렇게 또렷이 소리내어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이 공기 번데기 안에 있는 소녀의 입술을 움직이게 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덴고의 귀에 와 닿는 일도 없다.[각주:4]
아오마메의 마직막 장에서 아오마메는 덴고의 이름을 부르고 방아쇠에 힘을 준다. 하지만 그러한 아오마메의 주변에는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벤츠 쿠페를 타고 아오마메를 지켜보고 있는 여인과 공기번데기 안의 아오마메이다. 게다가 후카에리는 아오마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며[각주:5] 아오마메가 덴고를 찾는다고 말한다.[각주:6] 그러니 아마도 3권에서는 아오마메와 덴고가 서로 만나기위한 일련의 일들을 풀어놓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모호한 것은 소설 마지막 부분에 덴고와 함께있는 후카에리가 머더이냐 도터이냐의 문제이다. 내 생각에 그녀는 도터이고 그러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중략) "내가 퍼시버고 당신은 리시버."[각주:7]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죽이기 전에 리더가 아오마메에게 퍼시버와 리시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각주:8] 또한 마지막에 덴고와 함께있는 후카에리는 임신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에 도터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3권에서 명확히 해결 될 것이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어쩌면 선구의 후계자는 덴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시버로서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선구의 리더가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렇다면 3권에서는 아마도 선구에서 덴고를 리더의 후계자로 삼기 위한 공작(?)을 펼칠지도 모르고 그 안에서 아오마메의 목숨을 걸고 협상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쨌든 하루키의 주인공은 스스로는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모르는 대단한 뭔가가 있어서 언제나 주변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7. 마치며.

1Q84는 그저 과거의 하루키소설과 별 다를바 없어보인다. 아오마메의 장은 일견 레이먼드 챈들러 풍의 느와르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래서 아오마메의 장에는 일종의 비정함 같은 것이 서려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표현해 놓은 것에는 정말 감탄할 만 하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하루키의 소설은 언제나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 그러한 재미위에 느와르 풍의 짙은 어두움과 하루키 특유의 주인공들과 모호함, 환상이 어울려 괜찮은 형식의 소설로 빚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것 뿐이다.

이 소설이 명품이긴 하지만 최고의 명품은 아닌 것이다.
이 소설을 세계적인 문학사 어딘가에 집어 넣을 굉장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느냐면 그 정도 수준 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굳이 하루키 소설을 그렇게 까지 넓은 범주에 넣어두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 재밌으면 되지 않느냐. 고 말하신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하루키는 우리도 알다시피 일본이라는 국가 하나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작가가 아니다. 그에게는 이미 '세계적인' 이라는 수식어가 예전부터 붙어있었다. 만약에 하루키의 소설이 노벨상 후보에 오른다면 그것은 해변의 카프카나 1Q84가 아니라 상실의 시대, 혹은 그 이전의 소설들이어야 한다.
1Q84는 분명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거의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사람을 흥분속에 몰아넣을 수 있는 소설을 만나기란 극히 드문일이고, 1Q84는 극히 드문 소설인 것이다.
그러나 재미 이외에 뭔가를 찾으려 한다면 차라리 예전의 하루키 소설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1Q84는 솔직히 말해서 돈값은 한다. 그러나 왠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현재의 하루키는 발전도 아닌, 그렇다고 역행하지도 않는 정체된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아쉽게도, 하루키의 최근작들을 보면 바람의 노래가 들어라가 자꾸 생각날 뿐이다. 그때의 하루키는, 정말이지 얼마나 굉장했던가.

덧)1Q84에는 작가의 인삿말도, 머릿말도 후기 같은 것도 없다. 이러한 것들이 없다는 것은 아마도, 3편이 나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1. 원제는 비틀즈의 곡에서 따온 '노르웨이의 숲'이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편의상 '상실의 시대'로 지칭하기로 한다. [본문으로]
  2. 무라카미 하루키, 1Q84, Book 2, 문학동네, 440쪽. [본문으로]
  3. 위의 책, 564쪽. [본문으로]
  4. 위의 책, 594쪽. [본문으로]
  5. 위의 책, 543쪽. [본문으로]
  6. 위의 책, 544쪽. [본문으로]
  7. 위의 책, 541쪽. [본문으로]
  8. 위의 책, 327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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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time Julian & Sue's Time 1Q84,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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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악 ㅠㅠ 줄리안님 막 읽고 싶은데 읽으면 안될거 같고 ㅠㅠ 아 미칠거 같아요.
    첨에는 1Q84 별 기대 없었는데 점점 리뷰보면서 아 이거는 꼭 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올려놓은 상태거든요 ㅠㅠ 줄리안님 글 읽다가 아 이거 더 읽으면 안되겠다 하지만 읽고 싶다 ㅠㅠ 아 죽갔어요.

  2. 읽어보셔요. 어느 날 하루 날 잡아서 보시면 몰두하시면 하루에도 보실 수 있을겁니다. ^^ 틈틈히 읽어보시는 것도 좋구요 ^^

  3. pro9 사용기 때문에 우연히 블로그에 들렀는데,
    좋은 글들 많이 읽고 갑니다. ^^
    저는 네이버에 기거하지만.. 이웃 추가해서 자주 올게요~ ㅎㅎ

  4. 감사합니다. ^^

  5. Blog Icon
    똥개

    와.. 대단하시네요.
    정말 1Q84를 잘 분석하신 것 같아요!!
    1Q84를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이곳에 이르렀는데, 오게 되어
    정말 영광이네요^^
    좋은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