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블랙베리, 몰스킨의 광고에는 뭔가가 있다.

2010/04/06 23:55

유난히 마케팅을 잘 하는 회사들이 있다. 가만히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걸 광고한다. 그리고 그것이 먹힌다. 평범한 기능을 독특하게 포장을 시키고 그것을 트랜드로 바꾸어 버린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특별하단 말인가?

1. 아이폰

http://www.apple.com/kr/iphone/iphone-3gs/

위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아이폰 3GS의 기능들이 나열되어있다. 특별한 것은 없다. 스마트 폰이면 이 정도는 해야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정도의 기능이다. 문자메시지가 되는것이 특별할 것은 없지 않은가? 다른 스마트 폰들도 대부분 지원되는 기능들이다. 그러나 아이폰의 TV 광고를 보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려두기, 배껴두기, 붙이기 등의 기능이 그것이다. 이 기능은 정말로 간단하다. 다른 스마트 폰들도 된다. 그러나 아이폰의 '오려두기, 배껴두기, 붙이기'의 기능은 뭔가 특별해 보인다. 왜 그럴까?

아이폰을 써 본 분이라면 웹브라우저에서 별도의 작업 없이 한 번에 웹페이즈를 선택하고 복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토로이에서는 메뉴를 한 번 거쳐야 가능한 기능이다.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바로 가능하다. 사실 이 기능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막상 써보면 대단히 편리한 기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이폰은 '심플하고, 사용하기 편한' 핸드폰임을 광고하고 있다.


2. 블랙베리

블랙베리는 이메일에 특화된 핸드폰이다. 그 뿐 아니다. 일정관리 기능도 있고 쿼티 키보드도 달려있어서 업무용으로 적합하다. 그런데 사실 다른 스마트 폰도 이메일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쿼티 키보드가 달린 스마트 폰도 해외에는 많이 있다. 블랙베리는 화면 크기도 다른 스마트 폰에 비해 작다. 그런데 도대체 왜 사람들은 블랙베리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블랙베리가 '이메일에 특화된, 업무용으로 적합한' 핸드폰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 계정을 '10개 까지' 만들 수 있다. 일정관리도 할 수 있다. 게다가 덤으로 '웹서핑'도 가능하다. 쿼티 키보드는 편리한 타이핑으로 인해 '업무효율'을 더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도 특별한 기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기능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3. 몰스킨

몰스킨은 이탈리아의 문구회사이다. 몰스킨 노트는 기본적으로 무척 비싸다. 특히 몰스킨 다이어리는 2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몰스킨을 다이어리로 쓰기엔 좀 난감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칸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물론 몰스킨 자체가 작은 크기로 나왔기에 그렇다 치지만 안의 구성도 일반 수첩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몰스킨 노트에 열광하고 있다.

왜 별 것도 아닌 노트 한 권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과거의 예술가들이 사용한 노트' 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몰스킨 노트는 창의력을 대변한다. 몰스킨 노트를 쓰면 왠지 창의력이 향상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끔 광고를 하는 것이다. 단순한 디자인에, 만드는 건 또 중국에서 만드는데도 불구하고 몰스킨은 이미 명품의 반열에 올라섰다. 빈 노트를 펼쳐서 마음껏 창조하세요. 이것이 몰스킨이 주장하는 몰스킨의 특징인데 사실 모든 노트들이 다 비어있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게다가 몰스킨에는 커버가 펼쳐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밴드가 있는데 이게 참 간단하지만 강력한 기능인 것이다. 마치 아이폰의 '오려두기, 배껴두기, 붙이기' 기능이나 블랙베리의 '이메일' 기능처럼 말이다.


성공한 제품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디자인이 있고, 기능들이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했던 애플의 아이폰이나 블랙베리나 몰스킨이 광고에서 내세우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평범한 기능들을 특별하게 포장시키는 재주가 있다.
문제는 국내의 다른 회사들이다.

엘지는 최근에 국내 휴대폰 회사로는 최초로 안드로이드 폰을 선보였다. 이름하여 '안드로원'.
안드로이드 OS 1.5에 쿼티 키보드를 달고 나왔다. 문제는 이 안드로원이 그리 많이 팔린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OS가 안드로이드 1.5를 달고 나왔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저가형 안드로이드 폰' 을 표방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안드로원의 광고를 보고 있으면 왜 안드로원이 그렇게 인기가 없는지 알 수 있다. 
키보드를 달았고, 터치가 되고, 인터넷이 되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쿼티 키보드가 달렸다면 쿼티 키보드로 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강조해야 한다. 안드로원의 포인트는 바로 '쿼티 키보드' 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친구들과 문자를 보낼 때 더 편리하게 보낼 수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성능도 좋고, 비교적 저가 폰에 '친구들과 더 편리하게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인 쿼티 키보드를 강조했다면 아마 학생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지도 모른다.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는 CF가 더 답답하다.
안드로이드 마켓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양하게 모토로이를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한 모양인데 이미 어플리케이션으로는 애플에 쨉도 안된다는 사실은 전세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양만 놓고 봐도 애플이 몇 배나 더 많은 것이다. 뻔히 불리한 것을 굳이 강조한 이유가 대단히 궁금하다. 
모토로이는 모토로이만의 장점이 있다. 모토로이의 장점은 '진화'에 있다. 모토로이는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폰이고,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더 많은 스마트 폰이다. 게다가 모토로이는 구글의 지메일과 연동도 간단하다. 예컨대 주소록, 일정등을 구글에 동기화 하면 더 편리한 업무를 볼 수 있다. 블랙베리 처럼, 지메일로 이메일이 오면 바로바로 확인 할 수도 있다. 
모토로이의 장점은 '구글과의 연계 서비스로 더 편리하고 안전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PDF나 문서파일을 볼 수 있고 첨부파일을 다운 받을 수도 있다. 왜 이러한 장점은 다 빼버리고 어플리케이션만을 특징으로 CF를 만들었을까? 
과거 모토로라의 CF는 감각적이어서 보는이로 하여금 사고싶게끔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레이저'의 CF를 생각해보라. 그때만 해도 모토로라는 자사 제품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는 광고를 찍었다.

삼성의 옴니아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삼성의 옴니아는 윈도우 모바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아모레드 액정으로 인해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스마트 폰을 광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능성' 이다. 편리한 기능성.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일을 간단히 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스마트 폰의 장점이다. 그런데 삼성의 옴니아는 그런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스타를 섭외해서 광고를 할 뿐이다. 아모레드의 강점은 단지 '선명한 아모레드' 로 끝이 난다. 그리고 나머지는 김연아 같은 스타빨에 의존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처폰'인 일반 휴대전화기라면 스타의 얼굴이 먹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마트 폰은 다르다. 스마트폰의 얼굴은 '편리한 기능' 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닝글로리의 마케팅은 대단하다. 고시생들을 열광시킨 '마하펜'이 그것이다.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의 잉크, 일본제품에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내세웠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단돈 천원 남짓한 돈으로 몇 천원짜리 일제펜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마하펜은 한때 구하고 싶도 구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애플, 블랙베리, 몰스킨은 장사하는 법을 안다. 소비자들이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를 잘 캐치해내는 것이다. 애플의 맥킨토시 컴퓨터가 '어렵다'는 것은 이제 백만년 전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애플의 아이폰' 이라고 하면 트랜드와 편리함, 디자인을 먼저 생각한다. 일관된 디자인들, 사용하기 편리한 UI가 애플을 대변하고 있다. 하드웨어 스펙? 최근들어 여자분들이 아이폰을 많이 들고 다니는데 그들이 하드웨어 스펙을 보고 샀을까? 그들은 '애플의 아이폰' 이라는 이름을 보고 구입했다.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 핸드폰. 그것이 아이폰인 것이다.
블랙베리는 또 어떤가. 블랙베리 = 업무효용성, 블랙베리 = 워커홀릭 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져 있다. 일을 잘 하려면 블랙베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미지가 수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아르마니'가 명품 양복을 대변한다면, '블랙베리'는 업무용 스마트 폰을 대변한다.
몰스킨은 창조성을 대변한다. 헤밍웨이도, 고흐도 몰스킨을 썼다. 이들은 대단한 예술가들이다. 그러니 당신도 대단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막상 몰스킨을 구입해서 펼쳐보면 단지 검정색 표지에 보통보다 약간 좋은 품질을 가진 빈 종이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몰스킨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예술가가 된 듯한 느낌을 갖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스마트 폰들의 CF를 보고 있자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왜 저런식으로 광고를 만들었을까. 왜 가지고 있는 더 좋은 장점들이 많은데 굳이 불리하기 짝이없는 기능을 내세우고 있을까. 왜 뛰어난 기능'만' 보여주고 그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광고를 만들지 못할까. 왜 일반 피처폰이랑 똑같은 형태의 광고를 만들까. 이것은 창의력의 문제일 수도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창의력을 강조하면서 압박을 주는' 윗대가리들의 잘못이다. 창의력이 필요하다면? 생각할 수 있게 놔두어야 한다.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모험도 해야한다. 제품의 '핵심',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윗대가리들은 창의력을 강조하면서 압박만 해대는 것이다.
우리나라 광고에도 '파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품을 잘 팔고 싶은가? 그렇다면 CF나 광고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핵심적인 것 하나를 집중적으로 광고를 하면된다. 하다못해 전혀 관련이 없더라도 감각적으로라도 만들어보라. 그러면 아마 그 제품은 보통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지도 모른다.

누가 그걸 모르냐고?

이해할 수 있다. 훨훨 날지 못하는 관련업계 분들의 애타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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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트위터로 본 IT강국 대한민국

2009/12/02 15:10
최근에 아이폰이 국내에 정식 출시되었다. KT의 굴욕이니뭐니 말도 많지만 그래도 시작은 괜찮은 모양이다. 점유율이 순식간 5%를 넘어섰다는 기사도 있다.(기사보기) 삼성의 옴니아2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아이팟터치가 국내에 출시될 때 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러니 국내 유저들이 얼마나 아이폰에 목이 말라있었는지를 잘 말해주는 것이다.

트위터 또한 국내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비슷한 서비스의 미투데이도 있지만 유명인사들이 트위터를 이용하고 또한 서비스가 한 국가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인기다. 최근에는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기업이 광고/홍보용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회사라는 점. 그리고 한국에 대한 서비스가 아직 미비하다는 점이다. 애플의 경우 아직 완벽히 아이튠 스토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아이튠 스토어를 이용하여 노래를 다운 받으려면 미국에서 만들어진 신용카드가 있어야 한다. 트위터도 아직 완벽한 한국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애플과 트위터에 열광한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내가 생각하기로 야당 사람들은 미국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트위터에서는 다수의 야당의원들을 볼 수 있었다. 미국정부(혹은 미국정부의 정책)이 싫다고 트위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오류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 말이 맞다. 정치인들이 미투데이가 아닌 트위터를 이용한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면서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애플과 트위터의 어떤 점이 우리를 열광시키고 있는 것인가?
왜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LG나 삼성이나 삼보 에버라텍이 아닌 맥북을 펼쳐놓아야지만 그림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왜 미투데이가 아닌 트위터인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국의 기업에 그리 우호적이지는 못한 것 같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그 대표적인 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두 회사는 현재 외국에서는 LCD와 휴대폰으로, 자동차로 호평을 받고 있는 회사들이다. 외국에서는 그렇게 인기가 좋으면서 왜 우리나라에서는 욕을 먹고 있는 것일까?
나야 지조가 없어서 그런지 의식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AS잘되고 성능 괜찮고 가격만 잘 맞으면 욕을 먹는 회사든 어떤 회사든 구입해서 잘만 쓰면 된다는 식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는 생각해 보건데 내수품과 외수품의 품질 차이나 서비스의 차이 같은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삼성의 경우는 문제가 좀 더 복잡하다. 여러 정치적 문제에 얽혀있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삼성 불매 운동'으로 검색하면 더 자세한 이유들을 알 수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라 일일히 적기 귀찮아서 이 포스팅에서는 생략하겠다.

어쨌든 이러한 다양한 이해관계에 의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외국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국내 브랜드를 보고 있으면 반갑기는 하다. LG/삼성의 휴대폰들이나 LCD모니터, TV등이 나오는 것은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영국의 명문구단 첼시의 유니폼에 삼성로고가 커다랗게 박혀있는 것을 보자면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미국 드라마 '24 - Redemption' 에는 현대의 제네시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LG의 휴대전화기가 유행이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의 IT기업들이 큰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오히려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사실 욕을 먹는 기업쪽에 있긴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IT강국 대한민국인데 정작 IT관련 업종에서 명품소리는 외국 제품들에게서 나온다.

그 이유는 사실 매우 간단하다.
창조성이 갇혀있기 때문이다.

원래 IT 직종에서 요구되는 것은 창의성이다. 나는 IT 업종을 일종의 디지털 예술 분야라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예술의 한 분야에 디지털에 결합된 것이다.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그 어느 분야보다도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IT인 것이다.
그렇게 창의적이어야 할 IT 업종에 창의성이 결여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성능도 좋고 한국에 걸맞는 기능에 디자인도 봐줄만 한데 외국제품들에 비해 어딘가 부족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보자.
사실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꺼내 놓으면 사람들이 보는 것은 노트북의 외관이다. 안의 구동프로그램이 윈도우인지 OS X인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이나 LG나 삼보의 노트북들이 애플의 맥북에 비해 성능상으로는 꿀릴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AS만 놓고 보자면 국내 제품들이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맥북에 열광한다. 누군가가 맥북을 꺼내면 모든 시선이 그 쪽으로 가는 것이다. 왜? 바로 디자인 때문이다.
맥북이나 맥북 에어의 디자인은 알게모르게 세계 여러 노트북 제조사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맥북 에어가 없었다면 울트라 씬 노트북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나올 수 있었겠지. 그러나 분명 맥북 에어가 울트라 씬 노트북이 나올 수 있게끔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어디선가 읽기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디자인 팀에게 휴가를 주는데 휴가를 가면 절대로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고 완전히 즐기고 오라는 주문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이 예술의 한 분야인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 창조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IT 업계는 어떤가? 대한민국 IT 업계가 3D업종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즐겁고 창의적이어야 할 일들이 3D업종이 된 것이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연주는 3D 업종이에요. 좆같아서 못해먹겠어요." 라고 말하는 식이다. 예술이 곧 3D 업종이 되어가는 세상인 것이다.

내가 볼 때 우리나라 IT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창의성은 창살에 갇혀있는 것과 같다.
표현하고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예술가들의 욕구를 가두어 놓은 것과 다름없다.
대한민국의 IT종사자들은 분명 능력이 있다. 창의력도 외국 못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기업이 필요한 것은 창의력(혹은 창조성, 창조력)보다는 능력을 요구한다. 애플의 아이폰과 대등하게 혹은 그 아이폰의 기능을 뛰어 넘을 생각만 하지 아이폰과 다른 새로운 제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개방성이다.
SK에서는 애플의 앱스토어방식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만들었는데 늦었지만 상당히 잘 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애플의 아이팟 터치가 인기를 끈 이유중에 하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에 있다. 내가 옴니아2를 샀는데 한정된 애플리케이션만 구동할 수 있다면 절대로 아이폰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IT업계에는 개방성이 부족하다. 소스를 공유해서 보다 더 좋은 제품들, 다양한 제품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려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트위터만 해도 다양한 트위터 관련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미투데이는 몇 종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외국계 회사들이 항상 개방적이지만은 않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나라 회사보다 더 폐쇄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외국에서는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나름대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의 IT는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속도로 대변된다. 온라인 게임 동접자수와 최고의 인터넷 속도만이 대한민국 IT의 현실이다. 휴대전화기 디자인은 다 거기서 거기고 노트북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혁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획기적인이라는 단어는 이미 멸종한지 오래다. IT업계 종사자들은 창의력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대신 잘나가는 외국제품 벤치마킹 하기에 바쁘다. 어딜봐서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란 말인가? 지쳐있는 디지털 예술가들, 부족한 지원, 생활고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급여, 사회의 편견들이 대한민국의 IT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IT 강국이 될 여건조차 구성되어있지 않는 이 시점에,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아직도 맥북이나 아이폰이 스타벅스에 어울리는 명품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IT 업계들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만 먹히는 서비스에 급급해 있다.

그러니 우리는, 대한민국은 왜 이런 것도 못 만들까? 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이런 것도 못 만들 수 밖에 없는 사회 여건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여건 안에 당신의 편견이 속해있지는 않는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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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3 10:25
  2. 2009/12/07 15:02
  3. 2009/12/07 15:02
  4. 2009/12/09 08:56
    국내 업체들의 안이한 아이폰 대응 아쉽다 Tracked from 처음처럼의 세상읽기
  1. Blog Icon
    그로리

    글 잘 읽었습니다.
    과연 IT업계만 문제일까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문제있습니다.
    뭐, 뒤집어엎어야 해결될 듯한 문제들이 하도 많아서 어떻게 대책을
    강구해야될지 막막합니다만...

    Active-x만 없애도 만세!를 부르겠습니다.

  2. 동감합니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지요. 한국을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설치한지 너무 오래되서 포맷할 때가 가까워온 윈도우 XP를 설치해 놓은 컴퓨터 같습니다.

  3. Blog Icon
    Belle

    창의성 하기 전에 교육부터 바꿔야죠.

    주입식/암기식 교육만이 대세고, 시험도 잘 외우는 학생이 잘치는 나라인데요...

  4. 맞습니다.무조건 암기부터 하지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사회나오면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질부터 개발해주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5. Blog Icon
    동감동감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 리더들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이 구시대적인 성과주의에만 빠져있죠 (음성요금 줄어들까봐 데이터 요금 불합리하게 책정하는 것이나 등등..)

    말씀해주신대로 IT는 예술적, 감성적 접근이 없으면 절대 먼저 시장을 열 수 없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타이포그래피와 coldplay를 좋아하는 잡스가 이끄는 애플과 아부와 수치외우기 따위에 환장하는 이사, 상무들이 가득한 한국의 IT기업들은 애시당초 출발점이 너무나 다릅니다.

    창의적 인재가 있어도 학벌이 낮다고 암기천재를 더 대우하는 문화, 매뉴얼에만 집착하는 교육시스템, 모험과 도전을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문화도 이러한 상황을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구정물 같은 사회 속에서도 창의를 가지고 새로운 뜻을 펴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우받지 못하고 되레 탄압받고 배척당하는 현실 속에서 단기성과 중심의 서비스와 하드웨어 밖에 나오지 못하는 건 어쩌면 자명한 일입니다.

  6. 훌륭한 리더가 부족하다는 말씀 동감합니다. 애초부터 교육이 그래버리니 훌륭한 리더가 나올 수도 없지요.

  7. Blog Icon
    멀고먼디자인강국

    공감가는 글이네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기준에 문제가 많다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창의적일수 없는 가장 큰이유는 보이지않는 것에 대한 폄하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적이 많아서요.

    기본적으로 직업이고 사업인 이상 돈을 버는게 목적이죠.

    그러나 우리나라사람들의 마인드는 좋은 디자인,좋은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그깟 종이 한장,그깟 CD한장으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요.

    가치가 무시당하니 가격은 싸지고 가격이 싸지는 만큼 박리다매로 일을 해야하니 일은 힘들고 많지만 벌어들이는것은 얼마안되는 3D업종이 되는거 같네요.

    이런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지조있는 결과물보다는 무난하고 가격경쟁력있는 이미 검증된 결과물만을 무한 복제해서 만들어 내는 것을 욕하긴 좀 미안하지 않을까요;;

  8. 안전제일주의로 가고 있습니다. 도전이 없지요. 게다가 편견으로 인한, 보이지않는 것에 대한 폄하와 돈이 우선인 세상이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누가 위험한데 도전을 할까요.
    그리고 저는 욕을 하기보다는 지적하신 상황을 한탄하고 있는거랍니다;

  9. IT 업계사람입니다.

    박봉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IT 사대주의가 전 제일 문제 되는거 같군요..

    게임만하더라도 먼가 게임 내놓으면 UI만 보고서

    '뭐야 와우 배꼈네...'하는 나라니..

  10. 동감합니다. ^^

  11. Blog Icon
    acolyte0

    실패하는걸 두려워하고 실패하는 사람을 쓰레기로 보는 한국문화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서부터 지는거지요.
    이것 때문에 무얼 제대로 시도조차 못하는 겁니다.

  12. 시도조차 못한다는 말씀이...가슴을 찌르네요..

  13. 매우 냉철하고 설득력 있습니다. 교육풍토가 사람들을 기계로 만들죠. 일렬로 줄세우기나 하고...사회풍토, 정치풍토 등이 거의 가망 없습니다. 물론 그 대열에 내가 서 있지만...

  14. 우리나라는 초기 교육부터 바꿔야 합니다. 암기 위주보다는 창의성, 적성 위주로 가야합니다.

  15. Blog Icon
    yongs~

    아.. 정말 동감 하지 않을 수 없는 글입니다.
    글이 하나같이 제 마음과 똑같아요. ㅠ.ㅠ

  16.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7. Blog Icon

    비밀댓글 입니다

  18. 감사합니다.

  19. Blog Icon
    glory

    교육풍토, 기업문화, 회사간의 상하관계등등..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요..
    또 여러가지 이유를 든다면 취미생활이나 휴가를 잘 활용못하는 나라도 우리나라입니다..옛부터 부지런함과 나자신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성공을 미덕으로 생각하다보니 쉬는꼴을 못본다고 해야할까요? 가끔은 동아리후배들이 회사에 대해 물어보면 하는애기가 복지라던지 야근이나 수당의 질문이 대부분이더군요..
    하지만 회사내에서 윗사람들은 이러한 질문들이 배부른질문이라고 생각하더군요..나름대로 삶의 질을 추구하는것같은데;;;

    전 IT업종을 아니지만 공대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3년차 연구직이다보니 창의성의 어려움 공감이 갑니다..

  20. 여가 시간을 잘 활요하지 못하고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문화생활을 잘 즐기지 못하니...창의성이 부족할 수 밖에 없지요..

  2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이제 창조성과 소프트웨어 쪽의 고객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을 먼저 알아야 할 것입니다. 비슷한 관점이라 트랙백 걸고 갑니다.

  22. 감사합니다.^^

  23. 공감합니다만, 딱, 한가지 공감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IT 강국" 이란 대목 입니다.

  2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IT강국 이라는 말은 그냥 '역설'적으로 받아들여주셔요.

아이폰에 대한 단상

2009/11/24 23:27
나는 애플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애플의 제품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2년 전, Sue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팟 터치를 사주었을 때,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내가 아이팟을 기대했던 이유는 바로 음질 때문이다.

사실 MP3로 음질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MP3에서는 음질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음장을 논해야 한다. 손실된 음질을 얼만큼 듣기좋게 들려주느냐 하는 것이 MP3 기기의 핵심이다.
어쨌든 아무런 음장을 적용시키지 않은 아이팟의 음질은 정말 괜찮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팟을 좋아한다. 그 다음으로 듣기에 괜찮았던 것은 소니의 PSP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아이팟 터치를 사고 음악감상 외에 다른 기능은 거의 써본 일이 없다. 써보려고 했지만 기껏 해봐야 와이파이 기능으로 인터넷 검색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처음 아이팟 터치를 샀을 때는 이런저런 기능들을 써보려고 노력은 했다. 그러나 메모는 노트에, 이메일은 노트북으로 확인하고 일정관리는 다이어리에 하는 것이 편한데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주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기 때문에 동영상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이팟 터치 보다는 그냥 나노를 사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폰의 발매를 기다려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이폰 구매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있었다. 아이팟 터치의 배터리용량이 예전같지 않아서 애플에 문의를 했더니 제품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자사에서 테스트 후에 정말로 배터리 용량이 적어졌다는 것이 확인이 되어야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MP3야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안들을 때도 있으니 그렇다 쳐도 전화기는 그 문제가 다르다. 일단은 어느정도 배터리 용량이 확보되어야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한데 아이폰은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소문에는 보조 배터리 팩이 나온다는 말도 들리는데 그렇다면 이야기는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팟 터치(아이폰)의 배터리는 내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밤낮 전화통만 붙잡고 계셔요?

라고, 누가 묻는다면 사실 그렇지는 않지만 모바일 기기에서 배터리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조차도 없는 것이다. 아이팟 터치를 사용해봤을 때, 나는 이 기계가 정말 굉장한 기계라고 생각했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구입하게 된다면 MP3도 듣고 어플리케이션도 만지작 거리고 동영상도 볼텐데 중요한 것은 아이폰의 기본 배터리가 이러한 작업들을 버텨 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전화기를 구입하고 2년 3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배터리가 두 개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따로 배터리를 구입한다해도 가격은 5만원이 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나는 아이폰의 구입을 보류했다. 게다가 KT에서만 출시되었기 때문에 보류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설령 SKT에서 아이폰이 출시된다하더라도 아마 내가 아이폰을 구입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나는 아이팟 터치도 그저 음악 감상용으로만 사용을 했고 굳이 밖에 나와서까지 인터넷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급하게 인터넷이 필요하면 인근 PC방이나 무료로 컴퓨터가 가능한 곳을 찾아간다. 픽스딕스나 애플스토어나 용산에서 뭔가 구입하기위해 최저가 업체를 찾는 경우라면 HP서비스 센터의 고객용 컴퓨터를 잠시 빌려쓰기도 한다.

물론 아이폰은 개인적으로도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다. 사실 아이폰 자체만 봤을 때도 구매의 가치는 있다. 디자인 만큼은 어느 핸드폰 보다도 좋은 것이 아이폰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새로운 개념의 핸드폰을 가지고 싶다면 아이폰은 당신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 핸드폰은 전화를 이용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VM뱅킹을 하는 용도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지금의 내게는 불필요한 물건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내에서 아이폰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가 많으면 그만큼 우리나라도 사후지원이 좋아질 것이고 앱스토어도 활발해질 것이라 생각이 되며 AS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겠다. 그 때 쯤이면 나도 아마 아이폰 구매를 고려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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